"춤이 너무 좋아요. 춤을 출 때는 아픈 걸 잊게 돼요. 그때만큼은 힘든 순간을 잊어요."
김하은(16,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춤을 추면 행복하다고 눈물짓는 소녀, 하루에도 2~3시간씩 춤 연습을 하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유튜브 영상을 보는 소녀. 16살 하은이의 소원은 ‘박진영 프로듀서를 만나 춤과 노래를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16살 김하은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춤과 노래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축제 때 무대에 처음 올라갔었는데 이때 춤의 매력에 빠졌어요"
인터뷰가 어색한지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하은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춤에 대한 질문에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을 합니다. 티 없이 맑고 마냥 밝기만 한 16살 소녀 같지만 사실 하은이는 지난 3년 간 큰 어려움을 경험했습니다.
2016년의 어느 날, 평소보다 유독 기운이 없고 발에 이상한 붉은 반점이 생겨 동네 병원을 찾은 하은이는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큰 병원을 찾아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창원에서 서울로 급히 올라와 찾은 병원에서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받았습니다. 1년간의 집중치료, 또다시 2년 간 이어진 유지 치료까지 총 3년의 시간 동안 하은이는 병마와 싸웠습니다.
힘든 순간들의 연속이었지만 모든 걸 잊게 만드는 '춤'과 '노래'가 있어 하은이는 꿈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바로 '댄서'와 '아이돌'을 말이죠.
"힘든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친 하은이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습니다."
하은이 어머니가 소원을 신청하면서 남기신 글
올해 1월, 메이크어위시에 소원이 하나 접수되었습니다. 딸이 힘든 항암 치료를 마쳤고 꿈이 생겨 소원을 이뤄주고 싶다는 엄마의 사연이었는데요. 바로 하은이 어머니께서 직접 남기신 신청서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5월 드디어 하은이와의 첫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하은이는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생글생글 미소 지으며 저희를 맞아 주었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 동아대학교 1기 <하이하은 팀> 방문 후기 중 -
"첫 만남 때부터 하은이와 가족은 봉사자 언니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는데요. 이미 만남 전 어머니를 통해 하은이의 관심사가 '춤'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직접 만나보니 춤에 대한 애정의 크기가 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어머니께서는 하은이의 오디션 참가 소식도 전해주셨어요 :D)"
"국내 최고의 프로듀서 박진영 선생님께 춤과 노래를 배우고 싶어요"
'댄서', '아이돌'을 꿈꾸는 하은이의 소원은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프로듀서님을 만나 춤과 노래를 배우는 것입니다. 하은이의 사연은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직접 전달되었고 6월 28일, 드디어 소원이 이뤄졌습니다.
"아, 너무 떨려 긴장돼요.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JYP 사옥에 도착한 하은이는 한껏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늘의 첫 일정은 <보컬 레슨>이었는데요. 하은이가 부를 노래는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였습니다.
하은 : "안녕하세요"
보컬 트레이너 : "반가워 하은아. 노래 배울 준비하고 왔어?"
수줍은 인사와 함께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과의 첫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보컬 트레이너 : "노래를 부르면서 스스로 좋거나 안 좋다고 느끼는 부분 있어?
하은 : "노래를 부를 때 제게 잘 맞는 부분이 있을 때는 편하고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콧소리가 나거나 앵앵 거려 조금 답답해요"
노래를 부르기 전, 트레이너 선생님은 하은이와 노래와 관련된 생각부터 나눴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소리를 내는 것과 감정을 전달하는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레슨이 시작되었습니다.
"호흡을 깊게", "어깨를 내리고", "공기와 소리가 함께 나와야해"
발성 시 호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공기와 소리가 함께 나와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박진영 씨가 이야기한 '공기 반, 소리 반'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노래는 많이 부르는 사람이 잘한다"며 "다음에 연습 많이 하고 또 들려달라"는 보컬 트레이너 선생님의 말과 함께 하은이는 댄스 트레이닝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1, 2, 3, 4. 콕 찍고 앞으로 나간다. 슬라이딩하고 엉덩이 떼 주고"
지하 1층의 댄스 트레이닝을 위해 연습실로 자리를 옮긴 하은이. 노래보다 춤에 더 자신 있다는 하은이는 보컬 트레이닝 때 보다 훨씬 편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댄스에 앞서 약 10여 분 간 스트레칭이 이어졌습니다. 몸이 유연한 하은이는 트레이너 선생님과 자세를 맞추어 동작을 따라 했습니다. 수줍음이 많은 하은이었지만 노래에 맞춰 안무가 진행될 때는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사진 속에서 하은이의 진지한 눈빛과 자신감 있는 동작 보이시나요?
"원, 투 때는 고개 돌리고 쓰리, 포 정면"
처음에는 트레이너 선생님과 작은 차이를 보이던 하은이는 연습 횟수를 거듭하고 코칭을 받아 가며 점차 동작이 함께 척척 이뤄졌습니다.
"하은아 반가워. Welcome to JYP"
박진영 프로듀서
보컬과 댄스 레슨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박진영 프로듀서를 만나는 시간! "똑, 똑" 하은이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의 큰 환호성과 함께 TV에서만 봤던 박진영 프로듀서가 따뜻한 미소와 함께 하은이를 맞이했습니다.
"하은이 너를 위한 선물과 함께 있지(ITZY) 애들이 직접 사인한 CD를 준비했어"
평소 있지를 좋아하던 하은이는(이날 연습한 춤도 있지의 '달라달라'였어요 :D)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발을 동동 구르며 기쁨을 표현하네요.
"연습은 많이 했어? 노래와 춤은 는 거 같아?"
박진영 프로듀서는 하은이가 현장의 분위기에 긴장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며 먼저 이야기를 건넵니다.
"자 이제 냉정하게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한 번 볼까?"
박진영 프로듀서의 한마디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고 하은이는 순간적으로 몸을 멈칫했지만 이내 자세를 잡고 있지(IYZY)의 '달라달라'를 준비했습니다.
"띵 ♬"
'달라달라' 특유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인트로음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하은이가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특유의 자신감과 댄스 트레이닝을 통해 가다듬어진 동작이 어우러져 현장은 하은이의 강렬한 포스로 고조되었습니다.
박진영 프로듀서는 팔짱을 끼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하은이의 춤 동작에 맞춰 리듬을 탑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춤을 잘 추는데? 진짜야. 동작 동작마다 춰야 하는 느낌이 있는데 하은이는 동작 구분을 굉장히 잘해"
2분간의 무대가 끝나자 박진영 프로듀서는 박수와 함께 하은이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합니다. 평소 동경했던 분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하은이는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양손으로 볼을 가리네요.
"딱 한 가지만 집중하면 동작이 훨씬 좋아질 거 같아"
그동안 숱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코칭으로 유명한 박진영 프로듀서는 하은이의 춤을 보고 조언을 전합니다.
"하은이가 상대적으로 팔이 길거나 키가 크진 않잖아? 동작이 커 보이게 춤을 추는 게 좋아"
"관절을 유연하게 해서 모든 동작을 크게, 선을 크게 만들어 가는게 좋아. 그러려면 스트레칭을 매일 해야해"
동경하는 박진영 프로듀서의 말을 하은이는 눈을 반짝이며 경청하네요. 박진영 프로듀서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접 몸으로 동작을 보여주며 설명합니다.
"나처럼 팔 다리가 길면 춤을 출 때 유리해"라는 말에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크게 웃었습니다.
춤에 이어 노래를 부르는 시간
"보컬은 긴장을 많이 해요"
라는 말을 하며 하은이는 악보를 보며 조심스럽게 음을 냅니다. 처음에는 경직된 모습이었지만 노래가 고조될수록 조금씩 리듬을 타며 악보에서 시선을 뗀 채로 몰입하네요. 준비한 노래가 끝이 나고 하은이를 비롯한 모두의 시선이 박진영 프로듀서의 입에 집중됩니다. 자신감 있던 춤과 달리 긴장 속에 이뤄진 보컬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요?
"혹시 하은이 부모님께서 음악을 하셨나요?"
예상치 못한 질문에 어머니는 고개를 저었고 박진영 프로듀서는 하은이의 '음악적 센스'를 칭찬했습니다.
"노래를 잘 부르는 것보다 박자를 잘 타는 게 좋은데 하은이는 춤을 춰서 그런지 박자감이 좋아"
안무 전 스트레칭, 보컬 시 호흡법, 몸의 자세 등 박진영 프로듀서는 하은이를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아낌없이 나눴습니다. 그리고 코칭 때 하은에게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바로 '성실함'이었습니다.
"춤도 노래도 성실하게 매일 해야 해. 쉽지 않은 일이야. 하지만 운동 한 시간, 노래 한 시간이 일주일, 한 달, 일 년, 십 년이 되면 굉장히 잘할 수 있게 돼"
박진영 프로듀서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성공한 아티스트', '능력 있는 프로듀서' 라는 호칭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닌 뼈를 깎는 매일의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짜 진짜 진심을 꾹 눌러 담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하은이가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전하는 말
"어제부터 너무 설렜어요. 오늘 소원을 이룰 수 있어서 너무 기분 좋고 꿈만 같아요"
하은이의 '꿈'같은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특별했던 하루 속 하은이는 '감사함'을 제일 먼저 표현했는데요.
"오늘 박진영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들은 앞으로 제가 연습할 때나 힘이 들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말이었어요. 앞으로 또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고, 정말 진짜 진짜 진심을 꾹 눌러 담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진짜'라는 말을 거듭하며 감사하다는 표현을 한 하은이는 앞으로 춤과 노래 연습도 그리고 공부까지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자신이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은이가 진심으로 좋아하니까 제 마음속을 환하게 채우는 것 같았어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박진영 프로듀서의 소감
하은이를 만나는 내내 '아빠 미소'를 보이며 함께 한 박진영 프로듀서는 자신의 '행복'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은이가 기뻐하는 걸 보는 게 저를 정말 기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좋아하니까 제 마음속을 환하게 채우는 것 같은 느낌, 정말 행복했습니다"
박진영 프로듀서는 코칭 시간 이후 이어진 깜짝 'JYPBOB'(집밥) 식사 시간 때는 '건강'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바로 하은이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계속 즐기고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죠.
"오늘 하은이가 와서 배우고 또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하면서 살고 싶은 그 노래 그리고 춤은 둘 다 우리 몸으로 하는 거야. 정말 건강해야하고 몸을 소중하게 잘 관리해야 해. 이제 건강을 찾았으니까 잘 지켜서 오래오래 즐겁고 신나게 춤추고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박진영 프로듀서는 하은이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에 앞으로 즐겁고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길 바란다며 "나보다 훨씬 오래"라고 온 마음을 담아 전했습니다.
학교 시험 준비로 제대로 연습을 못했다고 속상해하며 기차, 식당 등 틈이 날 때마다 연습하던 하은이의 모습을 보며 춤과 노래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진영 프로듀서의 바람처럼 그리고 하은이의 각오처럼 앞으로 오래 좋아하는 것들을 즐기고 열심히 살길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응원합니다.